거금도(居金島)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2/4)
거금도(居金島)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2/4)
거금도 기행문 두 번째다. 어둠을 밝히는 찬란한 아침 해가 구름 속으로 사라지면서 시야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뿌였다. 아침에 해가 뜰 때 찬란한 햇살이 산마루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잠들은 마을을 황금색으로 덮을 때 꿈길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허사가 되었다. 그러나 동네 앞 오천항에는 젊은 부부가 출어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매립되어 시가지로 조성되었지만 옛날에 부산의 영도 동삼동 바닷가에 크기도 고만고만한 검은 돌들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었다. 파도에 밀리고 부딪치면서 닳고 닳아서 빤질빤질하고 매끈매끈한 돌이 빤짝이는 그림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오면서 바닷물에 잠겼던 돌들이 물이 빠지면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자갈 자갈 하는데 그렇게 듣기에 좋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오로지 자연만이 연출하는 멜로디였다. 그때 물이 빠지면서 내는 자갈 자갈 하는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작은 돌을 자갈이라 하는 것도 이런 소리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거금도에 오천몽돌 해변이 있다 하여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주차를 하고 급히 달려갔다. 아니 이게 웬일이 지요. 그 검은 돌은 온데간데없고 아이 머리만 한 허연 돌들이 해변을 비스듬히 세워두고 있지 않은가, 뻔쩍이고 매끌거리는 검은 돌과 돌에 부딪히는 흰 물결은 다 어디로 갔는가. 자갈 거리는 소리는 허공으로 사라졌는가?
오천동 마을을 지나 고갯길 전망대가 구름 속에서 간간이 나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황홀한 색깔을 내뿜고 있는 모습에 감탄하여 몽돌에서 맺혔던 마음을 일시에 풀어 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에 점점이 놓인 섬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어선들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하다. 전망대를 세워두신 관계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거금도 다음 여행을 계속합니다.
- 宇賢 모닥불 文浩一 -
2022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