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는 데로/답사
덕진 차밭, 전남 영암군 운암리(월출산 인근)
하늘무지개
2022. 5. 26. 07:03
덕진 차밭, 전남 영암군 운암리(월출산 인근)
차를 사전에 찾아보니 차(茶)는 차 나무의 잎을 따서 만든 음료의 재료, 잎·줄기·뿌리·열매 따위를 가공하여 달이거나 우려서 마시는 음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 차나뭇과에 속한 상록 관목으로 나와 있다. 우리나라에서 차는 신라 선덕여왕 때부터라고 한다. 828년 흥덕왕 3년에 대렴이라는 사람이 차 종자를 당나라에서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에 심은 것이 최초라 한다. 차라는 말을 알게 된 것은 인도에서 생산된 기호식품인 차를 유럽에서 수입하였는데 셀주크 투르크가 중간에서 길을 막아서, 포르투갈인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 항로를 발견하면서 다시 활발하게 교역이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영국이 이를 계기로 영역을 넓혀서 인도를 식민지화하고 아편전쟁을 일으켜 홍콩을 조차한 것이라든지,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모두가 차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사건 하나하나 때어서 따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30대 이전까지는 정작 차가 어떤 것인지 실물을 본 일도 없었고,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1974년에 일본에 연수를 갔을 때 차를 끓여 내어놓은 것을 마셔 본 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귀국할 때 차를 끓이는 포트와 차를 싸 왔다. 그때는 농어촌 오지의 일반 가정에까지 전기가 한참 들어올 때다. 귀국하여 동네 사람 몇사람과 인사를 나누면서, 차를 어떻게 끓이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자랑삼아 폼을 잡으며 포트에 물을 붓고 차를 집어 넣은 후 스위치를 올렸다. 모든 사람의 부러우면서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물컵에 차를 따루어서 한잔씩 돌렸다. 모두가 말은 안 하는데 인상이 찌푸려지고 오만상이 되었다. 드디어 나도 한 모금 입에 들어가자 기절 안한 것이 다행이었다. 난생처음으로 경험도 없으면서 그냥 너무 많이 넣어서 쓴맛이.... 이런 해프닝이 있었다. 일본은 주로 전국시대부터 다도라 하여 차 문화를 즐기고 미화했다. 그래서 차 문화는 일본이 최고인 것처럼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가 먼저라 한다. 중국은 한 수 더 떤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계승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들어와 일반화된 것이다. 이런 차를 키우는 것이 차밭이다. 전라남도 보성의 차밭이 유명하고 사진가들이나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산비탈에 굽어진 차나무줄이 신록의 계절을 맞이하여, 새잎이 돋아 나올 때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피어오르는 안갯속에 모습을 들어낼 때는 너무나 황홀하다. 이래서 몇 번 다녀왔다. 그러던 차에 거금도와 소록도 답사를 하면서 전남 영광의 월출산 부근에 유명한 차 밭이 있다 하여, 전국에서 유체 꽃밭으로 제일 크다는 유체 밭도 볼 겸 덕진 차밭을 다녀온 것이다. 네비에 입력을 하고 굽이굽이 산비탈 소달구지도 겨우 다닐 것 같은 비포장도로를 힘겹게 올라갔으나 어디에도 차밭은 안 보인다. 어쩌다 지나는 농부를 만나서 차밭을 물었다. 친절한 안내로 드디어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실망이 앞선다. 보성의 차밭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른 봄이라 아직도 새잎이 돋아나지 않아서 시커 뭐 무리한 색깔의 묵은 잎들이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워둔 전망대에서 월출산을 멀리 보며 차밭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맘이 다소 풀렸다. 화창한 봄날의 새잎이 나오는 덕진 차밭을 그려 보면서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들러 보아야지 하고 산비탈을 내려왔다. |
- 宇賢 모닥불 文浩一 -
2022년 5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