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는 데로/답사

무르익는 봄기운을 따라 동해 무릉계곡 무릉반석(3/4)

하늘무지개 2022. 6. 6. 17:07
무르익는 봄기운을 따라 동해 무릉계곡 무릉반석(3/4)

약천온천 실버타운에서 다음날 무릉계곡을 다녀왔다. 국도 7호선을 따라서 남으로 간다. 어제 밤에 추암 촛대바위를 보러 갈 때는 그렇게 먼 것 같이 느껴지던 길이 날이 밝아서 그런지 먼 것 같지 않았다. 지난번 산불 흔적이 태백산맥을 따라 검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달리는 주위에도 여기저기 불똥이 튀어서 번진 불탄 잔해가 흉물스럽게 보인다.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이후 수십 년 가꾸어온 삼림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된 실로 안타까운 현장이다. 자나 깨나 치산녹화, 조국 근대화에 혼신을 다 하셨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다시금 생각난다.

국도 7호선을 남으로 보내고 우회전하여 정선으로 넘어가는 42호 국도를 따라서 가면 무릉계곡 입구가 나온다. 42호 국도는 우리 집 앞을 지나는 인천에서 동해까지 국도로서, 반가운 친구를 느낀 기분이다. 계곡 입구에 들어 서자 여기저기 관광객을 맞이할 시설들이 있고, 신록이 우거지고 있는 계곡에 햇살이 비치면서 황홀경에 숨이 멈추는듯하더니, 맑은 공기에 숨통이 트인다. 과연 무릉도원 같은 무릉계곡이로다.

건장할 때 다닐 수 있을 때 가고 싶은 곳 맘껏 다니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의 경치에 빨려 들어갔다. 이제 먼 곳을 맘대로 못 간다. 얼마 가지 않아서 계곡 바닥에 자리하고 있는 광대한 바위가 퍼져 있다. 무릉반석이라 한다. 수년 전에 두타산(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등산 시에 둘러본 기억이 있지만 오늘따라 더더욱.....이다. 재주 없는 필설로는.... 말 못 하겠다. 반석 위에 자리를 잡고 사방을 둘러본다. 속세를 떠나서 무릉도원의 경지인 무릉반석·무릉바위에 앉아 있는 것이다. 빛깔 나는 새 한 마리가 물소리 따라 나뭇가지 사이로 날아간다. 가져 간 간식과 물도 마시고 하면서 한참 앉아 있다가 왔다.

강원도 동해시 태백산맥의 두타산과 청옥산 아래 계곡을 일러 무릉계곡이라 한다. 호암소에서 용추폭포까지 4km에 달하는 무릉도원처럼 아름답다는 뜻으로 무릉계곡이라 하고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번 감격을 먹었다. 쌍용시멘트 공장의 웅장한 모습이다. 이 지역에 무진장한 석회석을 원료로 하여 시멘트를 만드는 공장이다. 이러한 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로 아파트도, 공장도, 다리도, 댐도 각종 건축물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LG 전선이 LS전선으로 된 동해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 중에 해저케이블이 있다. 일제는 1891년에 부산 - 시모노세키 간 해저 케이블을 덴마크의 대북부전신회사에서 매수하여 1905년에 개통했다. 세월이 흘러서 2013년에 LS전선에서 역으로 덴마크에 해저케이블을 수출하게 된다. 격세지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이렇게 동해는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산업국가로 발전하는데 초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숙원사업인 평택 - 동해 간 고속국도 구간중 재천 - 동해간 미개통 구간이 하루 빨리개통되기를 바래본다.

- 宇賢 모닥불 文浩一 -

2022년 6월 5일